미국의 국내 불법 입국자를 즉시 국경 밖으로 추방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42호 정책이 종료됐다.
42호 정책은 2020년 3월 트럼프 행정부 당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육로 국경을 넘은 불법 입국자를 적발 즉시 추방하고, 명명할 기회를 주지 않도록 시행한 조치다.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밀집도가 높은 국경 수용시설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해야 한다면서 42호 정책을 시행했으며, 최근까지 불법 입국으로 적발돼 멕시코로 다시 쫓겨난 이민자는 280만 명에 이른다.
42호 정책 종료로, 이미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에는 망명이나 인도주의적 입국을 신청하기 위해 국경을 넘으려는 중남미 이민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현재 구금하고 있는 불법 이민자는 2만 7천 명이 넘고, 국경순찰대는 9일 하루에만 1만 명가량의 불법 월경을 막았다.
이는 3월 대비 두 배로 늘어난 수준이라고 AP 통신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미국은 42호 정책 종료에 따라 기존처럼 이른바 ‘8호 정책’을 시행할 계획으로, 앞으로 미국 망명을 위해선 하루 최대 1천 명으로 제한된 온라인 입국 신청과 후원자 확보 등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국 시민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42호 정책 종료에 따라 시행된 미국의 새 이민 정책이 망명 가능성을 심각하게 제한한다며 전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