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들의 결항과 지연이 잦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환불 외에 별도 보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이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산층 이하 미국민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백악관 연설에서 정부가 항공편 취소와 장시간 지연에 대한 "역사적인 새로운 규정을 올해 하반기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모든 미 항공사가 그들의 책임으로 항공편 취소와 지연이 발생할 때마다 호텔, 재예약 비용, 현금 마일리지, 여행 바우처 등으로 보상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자발적이 아닌 의무 사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항공권 비용 환불 이외의 것"이라며 "여러분의 시간은 중요하다. 그것이 미 소비자 보호를 위해 중요한 조치를 발표하는 이유"라고 했다. 미 교통부도 이날 항공사가 상당 시간의 비행 지연이나 결항과 관련해 항공사에 책임이 있는 경우 보상하도록 하는 새 규정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항공사가 어떠한 이유로든 항공편을 취소할 경우 승객은 환불을 요구할 수 있지만, 대다수 항공사는 환불 대신 여행 바우처 제공을 선호하는 데 이날 발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항공편 가족 수수료 폐지를 비롯해 신용카드 연체 수수료, 휴대전화 해지 부과금, 인터넷 서비스 조기 해지 수수료 등 '불필요한 수수료'가 미 가정에 피해를 준다며 해당 비용을 낮추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앞서 교통부는 지난해 항공사 책임으로 3시간 이상 항공편이 지연됐을 경우 최소 100달러의 보상을 고객에게 할 수 있는지를 항공사들에 요청했지만, 어떤 항공사도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A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