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음악 경연 대회로 꼽히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대회에서 바리톤 김태한이 우승했다.
올해 22살인 김태한은 1988년 이 대회에 성악 부문이 신설된 이후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로 첫 우승자가 됐다.또 한국은 첼로 부문으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한 최하영에 이어 2년 연속 대회를 석권하게 됐다.
지난 2일 무대에 오른 김태한은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 코른콜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선보였다.
당시 김태한은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베르디의 곡을 프랑스어로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프랑스어권인 벨기에에서 관객들에게 전달력을 극대화한 탁월한 전략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김태한은 선화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나왔고, 2021년 국내에서 개최된 한국성악콩쿠르,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스페인 비냐스, 독일 슈팀멘, 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등 3개 국제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해외로 무대를 넓혔다.김태한은 "이번 콩쿠르 준비를 위해 '음악에 잠겨' 살았던 것 같다"며 "무대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임해 부담감은 전혀 없었고 행복하게 노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한은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 "세계 각국을 돌며 노래하는 오페라 가수가 꿈"이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매년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부문 순으로 돌아가며 개최되는데, 폴란드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홍혜란(성악·2011년), 황수미(성악·2014년), 임지영(바이올린·2015년), 최하영(첼로·2022년) 등 네 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