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 첫날 전임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내용의 행정명령 수십 건에 서명하며 ‘바이든 지우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지지자들이 모여있던 인근 실내 경기장과 백악관에서 국정 기조를 담은 행정명령에 잇따라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바이든 정부의 조치 78건을 취소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다양성·평등·포용성’(DEI) 이념 등을 담은 조치가 여기 포함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각각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도 포함됐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지난 2017년 파리기후협정에서, 2020년에는 세계보건기구에서 각각 탈퇴했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를 뒤집었는데, 이 조치를 다시 철회한 것이다.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남부 국경 비상사태 선포, 남부 ‘국경 장벽’ 건설 재개, 출생시민권 제도 중단, 망명 신청 시 멕시코 내 대기, 외국 범죄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 등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또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국 연안에서의 원유·가스 개발 금지를 취소하는 등의 행정명령도 내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고, 북미 지역 최고봉인 데날리의 명칭을 ‘매킨리산’으로 복원하도록 하기도 했다.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 조치도 취소됐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신의 지지자들이 벌인 4년 전의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연루자 1천5백여 명을 사면하고, 14명을 감형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이 같은 행정명령 가운데 출생시민권 제도 중단 등 일부는 실제 시행되려면 법적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