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과 민주당이 다음달 5일 치러지는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사활을 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조지아주는 상원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주 선거법에 따라 일대일 결선투표를 다시 실시한다. 공교롭게도 지난 11·3 선거에서는 공화당 소속 현역 의원인 데이비드 퍼듀와 켈리 레플러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현재까지 확정된 상원 의석 수는 공화당 50석, 민주당 46석, 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이다. 남은 2석을 민주당이 가져가면 의석 수는 50대 50으로 동률이 되나, 부통령이 의장직을 겸임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공화당은 1석만 차지해도 과반 정당이 된다.
민주당에게는 이번 투표가 상원을 장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조지아주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1989년 조지 H W 부시 정권 이후 30년 만에 집권당이 양원을 장악하지 못하는 다소 부끄러운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상원 다수당이 절실한 상황이다.
공화당도 상원 다수당을 유지해야 견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입장은 비슷하다. 공화당은 현재까지 개표 결과에서 435석 중 211석을 확보하며 민주당에 하원을 내준 상태다. 민주당은 222석을 확보해 과반을 유지하게 됐다.
때문에 양당은 이번 투표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이 선거광고 비용에 들인 돈만 현재까지 5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으로서는 민주당이 조금 더 우세한 편이다. 조지아주는 지난 대선에서 22년 만에 민주당 대선 후보의 손을 들어준 만큼, 민주당 진영에서는 상원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불과해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29일 기준 퍼듀와 레플러는 각각 민주당 후보 존 오소프와 라파엘 워녹에게 0.8%포인트, 1.8%포인트 뒤지고 있다.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대선 결과에 실망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공화당 의원들에 표를 몰아줄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행보에 질린 중도층 지지자들이 민주당 의원들의 편에 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온건파 공화당원들의 표심이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며 "애틀랜타 등 도심에 거주하는 백인 고학력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도 관건이다.
현역 의원으로 후보에 나온 퍼듀와 레플러의 전략도 어느 정도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표심을 얻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자칫하다가는 중도표까지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투표 전날인 내달 4일 각각 조지아주 달튼과 애틀랜타를 방문해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3일 서배너를 방문해 유세를 펼친다.
[코리안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