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도쿄의 한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대장경 등 한국 및 중국의 불교 대장경 인쇄본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30일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를 신청할 후보로 도쿄 사찰인 조조지가 소장하고 있는 ‘불교 성전 총서 3종’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선정했다. 

‘불교 성전 총서 3종’은 중국 남송시대(12세기)와 원나라 시대(13세기), 한국 고려시대(13세기) 때 만들어진 대장경 목판으로 찍은 불교 인쇄물이다. 17세기 초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 전역에서 수집해 조조지에 기증한 것으로, 3종을 모두 합치면 약 1만2000점에 달한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많은 대장경이 왕조 변천과 전란으로 흩어져 없어진 가운데 15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3개 대장경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있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고 등재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전날 “모두 등록에 적합한 귀중한 유산”이라며 “등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앞서 일본은 이미 2021년 ‘불교 성전 총서 3종’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지만 기각돼 올해 재도전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등재를 목표로 올해 안에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기록물에 대해 지정하는 문화유산으로, 2년마다 국가별로 최대 2건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다. 세계기록유산은 국가를 초월해 세계사와 세계문화에 영향을 준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보호하는 아카이브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기원한 기록물에 대해서도 등재를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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