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가 92년 전에 제정한 낙태 금지법을 공식 폐지했다.5일 AP통신과 abc방송 등은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가 디트로이트 인근 버밍엄의 한 시설에서 여성 운동가·의료인 등에 둘러싸여 낙태 금지법 폐지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법이 우리 가치와 헌법 정신을 반영하게끔 하는 조처를 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우리 몸에 대해 자결권을 갖는다"고 강조했다.민주당이 다수인 미시간 주 하원과 상원은 지난달 낙태 금지법 폐지안을 차례로 승인해 주지사실에 이관했다.
1931년 9월 발효된 미시간주 낙태 금지법은 인공 유산을 목적으로, 임신한 여성에게 약물을 투여하거나 도구를 이용한 이에게 중범죄 혐의를 부과, 최대 징역 4년형의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은 1973년 연방 대법원이 낙태를 여성의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내리면서 사문화됐다가 작년 6월 보수 우위의 연방 대법원이 이 판례를 번복, 낙태권 존폐 결정을 각 주의 권한으로 넘기면서 다시 효력을 얻게 됐다.
그러자 미시간주는 주민 발의를 통해 여성의 낙태권을 주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 명문화하기로 하고 작년 11월 중간선거 때 이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주민투표에 부쳐 57% 찬성률로 가결했다.현재 미시간주에서 낙태는 사실상 합법인 셈이다.